아, 온돌이여 영원하라(1)

urashimayuuki

올해는 동장군 기세가 예년 같지 않다고들 하더니 이제 드디어 일본(오사카)에도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온 것 같다. 미도스지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의 옷차림은 한눈에 보기에도 두껍게, 어두운 색상으로 바뀌었고, 다들 “안녕하세요” 대신 “사무이데스네 (춥네요)”라는 말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 인사를 받으면 예의상 나도 “홈마데스네(진짜 그렇네요)”라고 대꾸를 하지만 사실 속으론 “이게 추운 건가…” 하며 의아해 하고 있다. 나는 원래 동창 친구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뛰어놀 때 누구보다 제일 먼저 두툼한 점퍼를 입고 등교할 만큼이나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였는데 서울의 겨울을 17번 겪는 사이에 체질이 아예 바뀐 모양이다. 일본사람들이 그렇게 난리를 떠는 이 “강추위”도 나에게는 봄바람처럼만 느껴진다. 서울의 기준으로 따지면 사실 일본에 겨울은 없다. “쌀쌀한 가을”이 몇달 이어지다 어느날 꽃 피는 봄이 오는 셈이다.
그러나 한번 방 안에 들어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추위는 이게 무슨 추위냐”며 큰소리 치던 모습은 어디 가고 “집이 왜케 춥니!” 하며 제일 먼저 에어컨 스위치부터 찾는 게 일상이 됐다. 그리고는  겉옷도 안 벗은 채 방 온도가 충분히 올라갈 때까지 쇼파에서 꼼짝도 안 하고 덜덜덜 떨고 있다. 진심으로 한국의 겨울이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한국의 겨울은 대조적인 두 가지 감각으로 내 기억에 남아 있다. 하나는 피부 깊숙이 찌르듯 몰아치는 “칼바람(정말 이름값 제대로 한다)”의 매서운 촉감. 그리고 또 하나는 모든 것을 감싸주는 온돌 바닥의 따스함이다. (2에 계속됨)